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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디테일의 힘, 애플이 근사한 이유
은밀한 디테일의 힘, 애플이 근사한 이유
#애플(@apple)은 흔히 ‘감성’이라는 모호한 단어로 설명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 경험의 근거를 명확히 집어내는 것에 어려워하죠. 애플의 감성이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나 광고 전략에서 비롯된 관념만은 아닐 텐데요. 애플의 무엇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거듭나게 했을까요?
(좌) 기능과 디자인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애플의 다양한 하드웨어 기기들
(우)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애플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
따분한 외형과 불친절한 사용성의 기성 컴퓨터로부터 사람들에게 ‘친근한 전자기기’를 소개하겠노라 마음먹은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 ’애플‘이라는 작명 역시 그 활기차고 무해한 이미지와 어감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이처럼, 한 브랜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은유하는 이름에서부터 애플의 시작은 ‘친해지고 싶은 기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기술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디테일의 문제인데요. 애플의 제품을 보면 유독 군더더기가 없고 정돈된 인상을 받는데, 이는 단순히 디자인적 미학이 아니라 변태적일 정도로 철저한 디테일에서 비롯됩니다. 애플 특유의 곡선 처리도 그중 하나이죠. ‘스쿼클(Squircle)‘로도 불리는 이 수학적 곡률은 모서리에 빛이 반사될 때 그림자가 날카롭게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으로, 모든 애플 기기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프로그램상에서 간단한 명령어로 해결되지만, 제조 단계에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작업을 요구합니다.) 이 결과 애플의 제품은 정제되고 유려한 형태를 가지며, 그 차이는 직관적으로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주죠.
그래픽 관점에서도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 실존하는 사물의 논리를 본따는 UI 디자인)’을 가장 잘 활용하는 브랜드이기도 한데요. 가령, iOS의 손전등 기능을 실행하면 아이콘 자체에서도 버튼이 올라가는 디테일 등 애플은 물리적 디자인뿐만 아니라 UX(사용자 경험)에서조차 이런 사소함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전원을 누르고 온갖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매 단계마다 복잡한 선택지를 최소화하여 ‘직관’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솜씨(저는 이것을 ‘리플로 Reflo, Reflex+Flow 반사적인 흐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Apple The Exchange TRX’ 매장
(우)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애플 신이(Xinyi) A13’
사람들은 무언가를 ‘멋있다’고 느낄 때 이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감각의 근거는 엄연히 존재하는데요. 좋은 디자인이란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를 넘어, 정교한 배려와 완성도가 살며시 스며들 때 등장합니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 애플은 바로 이 ‘사용자 경험’ 자체를 디자인하는 브랜드입니다.
(좌) 스티브 잡스, (우) 스티브 잡스와 디자인팀(1982)
애플이 전자기기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한 성능 경쟁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영역에서 가장 앞선 기준을 제시해 왔죠.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차이를 쌓아 궁극적인 완성도를 만들어낸 애플, 은밀한 디테일의 힘이 이곳을 어딘가 ‘다르게’ 느껴지는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그 총체적인 경험을 한 두 마디로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감성’이라는 표현으로 아울렀나 봅니다.
Editor. 전지은
Image. Apple, Reddit, Yanko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