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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포토그래피에 만 레이가 미친 영향들
만 레이 <Natalie Paley> 1934
패션 포토그래피에 만 레이가 미친 영향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가이자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를 추구한 예술가, #만레이(Man Ray).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그는 사실 예술사진뿐만 아니라 패션사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화가, 조각가, 사진가, 작가, 영화제작자 등 생전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친 만 레이는 자신을 예술가라고 정의했지만,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패션사진이었습니다. 1921년, 파리로 이주한 그는 화가 활동을 위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패션계에 뛰어들었죠. 돈을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적 탐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좌) 만 레이 <Mainbocher's Triumph Black Net with Long Tight Sleeves> 1936
(우) 만 레이 <woman with long hair> 1929
당시의 패션 매거진은 모델을 앞세운 화보나 사진보다도 일러스트를 주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만 레이는 실용성이 부각되던 패션 사진에서 자신만의 예술적 미학을 추구했는데요. 모델들의 의상과 액세서리, 소품 등을 예술적으로 결합시켰습니다. 손을 과감히 확대하거나 모델이 아닌 의상을 부각하는 구도, 독특한 포즈가 담긴 사진들은 단숨에 패션계와 독자들을 사로잡았죠. 그렇게 유명세를 떨치게 된 만 레이는 패션 사진에서도 초현실주의를 추구하며 사진의 예술적 영역을 넓힌 인물이 되었습니다.
(좌) 만 레이 <Peggy Guggenheim> 1924
(우) 만 레이 <Untitled> 1925
만 레이는 찍는 행위도 중요시 여겼지만, 사진의 인화 방식을 연구하는 과정에 몰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렌즈를 사용하여 사진을 찍지 않고 피사체를 인화지에 올린 후 프린팅하는 방식인 레이요그래프, 사진에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톤이 모두 드러나는 솔라리제이션, 포토몽타주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여 작업했습니다. 유리구슬로 만들어진 눈물을 흘리는 여성, 빛이 흘러가는 시간이 담긴 사진들. 독특하고 개성 넘치지만 동시에 아름답기까지 한 만 레이의 사진들은 당시에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만 레이는 패션과 예술을 결합시켰고 그것은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자원의 가장 큰 원천이 되었죠.
만 레이 <앵그르의 바이올린(Le Violon d'Ingres)> 1924
사실 만 레이의 본명은 마이클 엠마누엘 라드니츠키(Michael Emmanuel Radnitzky)입니다. 유대인 차별을 피해 개명한 것이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에 ‘빛의 남자’라는 뜻을 더했죠. 빛을 이용하여 사진을 만들었고, 빛을 포착했고, 나아가 패션계에 새로운 빛을 밝힌 만 레이. 세상은 그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예술가로 기억하지만, 그가 패션사진에 남긴 영향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ditor. 심예원
Image. Man 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