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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여성 작가 경매 최고가 경신
‘디에고의 아내’에서 시대의 아이콘으로
: 프리다 칼로, 여성 작가 경매 최고가 경신
지난 11월 20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프리다칼로(Frida Kahlo)의 1940년 자화상 「꿈(La cama)」이 약 5,466만 달러(한화 약 760억 원)에 낙찰되며 여성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이는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가 2014년 세운 4,440만 달러(한화 약 617억 원)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라틴아메리카 미술 사상 최고가이기도 하죠.
2025년 11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역대 여성 예술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프리다 칼로의 1940년 자화상 「꿈 (La cama)」
침대에 누워 잠든 채 덩굴에 감긴 칼로의 모습, 그 위로 꽃다발을 든 해골이 다이너마이트로 둘러싸인 채 함께 잠들어 있는 이 작품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와의 이혼과 연인 레온 트로츠키의 암살 직후 제작되었습니다. 침대는 칼로에게 고통과 회복, 그리고 창작의 공간이었죠. 18세에 겪은 버스 사고로 평생 수십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던 그녀에게 침대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삶 그 자체였으니까요.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1980년 소더비에서 약 5만 1,000달러(한화 약 7,1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45년 만에 재등장했다는 사실입니다. 장기 보유 기준 약 1,000배 이상의 가치 상승은 칼로가 단순히 '디에고 리베라의 아내'에서 '독자적 거장'으로 재평가받은 여정을 숫자로 보여줍니다.
(좌) 프리다 칼로 「상처 입은 사슴(The Wounded Deer)」 1946
(우) 프리다 칼로 「두 명의 프리다(The Two Fridas)」 1939
생전 칼로는 멕시코 벽화운동의 거장이었던 남편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1939년 뉴욕 줄리언 레비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후, 배우 에드워드 G. 로빈슨이 그녀의 그림 네 점을 각각 200달러(한화 약 28만 원)에 구입했을 때 칼로는 편지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죠. 그랬던 그녀가 1970년대 페미니즘 담론 속에서 재발견되며,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 치카노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할 수 있는 인물로 부상합니다. 1983년 헤이든 헤레라(Hayden Herrera)의 전기 출간과 2002년 영화 「프리다」 개봉은 그녀를 전 세계적 아이콘으로 만들었습니다.
소더비 라틴아메리카 미술 부문 책임자 안나 디 스타시는 "칼로의 작품은 그녀의 전기에 대한 증언이자, 신체·젠더·정체성에 관한 동시대 담론과 대화하는 매우 멕시코적인 성찰"이라며 "이번 기록은 많은 다른 라틴아메리카 작가들에게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좌) 프리다 칼로 「희망의 나무(Tree of Hope)」 1946
(우) 프리다 칼로 「부서진 기둥(The Broken Column)」 1944
하지만 이번 경매 결과가 여성 작가 담론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 작가의 작품은 남성 작가보다 평균 40~48%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단일 기록 갱신이 이 구조적 격차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한다는 것이죠. 일부 평론가들은 칼로의 기록을 "페미니즘의 승리"가 아니라 소수 여성 스타를 신자유주의적 아이콘으로 소비하는 구조의 심화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칼로의 상승세는 라틴아메리카 여성 초현실주의 작가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오노라 캐링턴(Leonora Carrington)의 작품이 2,840만 달러(한화 약 395억 원)에, 레메디오스 바로(Remedios Varo)의 작품이 622만 달러(한화 약 86억 원)에 낙찰되는 등 시장 전반의 변화가 감지되니까요.
한 명의 기록이 구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변화의 계기는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매 헤드라인이 아니라 더 많은 여성 작가에게 전시 기회와 컬렉션 편입, 공정한 평가가 주어지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겠죠.
Image. Sotheby's, Sonya Winner Studio, Denver Art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