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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나이에 코딩을 배우는 예술가



살해당한 트랜스젠더 사건을 다룬 구겐하임이 영구 소장한 최초의 웹 아트 ‘브랜든’, 2019년 여성 작가 최초 베니스 비엔날레 대만관 개인전이 된 ‘3X3X6’ 그리고 올해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까지.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끊임없이 탐험하며 ‘넷 아트 선구자’로 칭해지는 대만계 미국 작가 슈 리 칭(shu lea cheang, b.1954)을 소개합니다.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고 닷컴버블과 함께 본격적인 IT 시대가 도래할 무렵 예술계 역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 장르가 등장하는데요. 일명 ‘넷 아트(Net art)’, 그 변화는 강력했습니다. 물리적 공간이라는 한계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네트워크’라는 필연적인 태생으로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촉구했죠. 무엇보다 이 장르에 합류하기 위해선 수 천 년 동안 군림해 왔던 전통적인 표현법으로는 불가능한, 디지털이라는 난해하고 낯선 ‘기계적 언어’를 학습해야 했습니다.





여기, 기술로 피어나는 예술을 천착하며 넷 아트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가 있습니다. 20세기 후반 뉴욕에서 아시아인이자 여성이자 퀴어라는 삼중 소수자로서 부딪히는 삶을 이끌어간 슈 리 칭이죠. 대만에서 역사학 학사를, 뉴욕에서 영화학 석사를 전공한 슈 리 칭. 어쩐지 그의 작업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 고유함을 발산합니다. 웹 기반 작품으로는 구겐하임 미술관 최초 영구 소장품이 된 ‘브랜든(Brandon, 1998-1999)’, 트랜스젠더인 브랜든 티나가 성폭행 뒤 살해당한 실제 사건에서 벌어진 세간의 떠들썩함을 넷 세상으로 옮겨와 풀어낸 한 편에 서사 작품이죠.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대만관에서 여성 작가 최초로 개인전을 열었을 당시 선보인 ‘3X3X6’, CCTV와 소셜미디어 등 수많은 카메라에 둘러싸인 세태를 끄집어내 ‘감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디지털 파놉티콘’의 서사를 보여줍니다.





“블록체인, 바이오테크에 이어 새로운 기술로써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에 여전히 열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동시대 담론에 있어 슈 리 칭은 멈추지 않습니다. 인종, 젠더, 환경,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70세가 된 나이에도 코딩을 배우고 AI를 학습하는 것 역시 ‘지금의 이야기’들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으려는 예술가의 소명 의식 덕분이죠. 그의 예술은 언제나 세상에 그리고 자신에게 던지는 도전장입니다. 이러한 공로를 뒷받침하듯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 ‘LG 구겐하임 어워드’ 또한 슈 리 칭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넷아트를 대표하는 예술가로서 첫 발판을 제공한 슈 리 칭. 먼 미래에 작성될 인류의 미술사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리고 네트워크로 넘어가는 중요한 기점에 ‘슈 리 칭’ 그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Editor. 전지은

Image. Guggenheim, Aware, ovni-festival


#ShuLeaCheang #Netart #LGGuggenheimAward #슈리칭 #LG구겐하임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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